전남의 한 농촌마을. 동네를 배회하는 노인이 있다는 제보를 접수한 전남노인학대예방센터 직원이 현장 조사에 나섰다. 노인의 아들이 생활 능력이 없는 노모를 방임할 뿐만 아니라 경로연금과 교통비를 자신의 통장으로 착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아들은 “자신은 호적상의 아들이 아니다” “자신은 동명이인이다”며 부양을 끝까지 거부했다. 예방센터는 피해 노인을 아들과 세대분리하여 수급권 책정이 되도록 하였으며, 본인 동의 하에 시설에 입소시켰다. 학대 행위자인 아들은 노인복지법상 노인학대 조치로 고발됐다.
노인학대예방센터 사례 접수 결과, 가족들에 의한 노인학대 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시설종사자 등 신고의무자의 신고율도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가 26일 발표한 지난해 전국 17개 노인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2038건의 노인학대 사례 분석 결과, 전체 사례 중 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50%로 가장 많았고, 이어 며느리(19.7%), 딸(11.5%), 배우자(6.6%), 사위(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 유형별로는 언어 폭력ㆍ정서적 학대가 43.1%로 가장 많았으며, 방임(23.4%), 구타를 포함한 신체적 학대(19.1%), 재산을 빼앗는 금전적 학대(12.2%) 등도 적지 않았다.
노인 학대 신고자는 가족(35.8%), 본인(31.7%), 타인(12.5%) 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의료인,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장애인복지시설 종사자, 가정폭력관련 상담소 상담원 등 노인학대 신고의무자들의 신고 비율은 133건으로 전체 7%에 불과했다.
법정 신고의무자의 신고 비율이 낮은 것은 자신이 신고의무자라는 사실을 아예 모르고 있거나 신고할 경우 법정진술을 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 때문인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분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고령 인구가 늘면서 노인학대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연차적으로 지방노인학대예방센터를 확충해 나가는 등 피해자에 대한 보호책 마련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국노인학대예방센터는 지난 2004년 8월부터 각 시ㆍ도별로 1개소씩 설치하기 시작하여 현재 총 18개 기관(부산, 경기 각 2개소)이 운영 중에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