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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

절대빈곤층 ‘무료진료 규정’ 너무 까다롭다
✍️ 대상자관리팀 📅 2011.04.18 00:00 👁 607
폐결핵에 걸린 채 여인숙에서 홀로 지내온 할머니가 무료진료 병원을 찾다 숨을 거둔 사연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가난하고 병이 심한 독거노인조차 무료 진료를 받기 힘든 '의료보장 사각지대'는 어디서 생겨나는 것인가.

김모 할머니(78)는 지난 13일 밤 고열과 기침 증세가 심해져 인근 병원을 찾았지만 돈이 없어 링거만 맞고 여인숙으로 돌아왔다. 김 할머니는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다"는 여인숙 주인의 말에 다른 병원을 찾았고, 거기서 폐결핵 진단을 받았다. 김 할머니는 "장기입원이 필요하다"는 병원의 권고를 뿌리치고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삼양동주민센터, 강북구보건소, 시립서북병원을 돌아다니다 14일 지하철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할머니는 정부의 특별구호대상자로 지정돼 매달 20만원을 받는 것 외에는 수입이 없었다. 이 중 10만원은 여인숙 숙박비로 냈고, 나머지 10만원으로 한달을 버텼다. 극빈자였지만 법적으로는 무료진료 대상자가 아니었다. 무료진료를 받으려면 법적으로 부양자가 없어야 하고 건강보험 가입자도 아니어야 한다. 김 할머니의 경우 20개월 전 아들의 집을 나왔지만 며느리의 건강보험에 이름이 올라있어 무료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현 제도하에서는 무료진료를 받으려면 노숙인이거나 행려환자, 자식이 없는 노인이어야 한다. 노숙인은 '다시서기 센터'를 통해 노숙인 등록을 해야 하고, 행려환자는 해당 구청에서 행려환자 지정을 받아야 한다. 아무리 가난한 노인이라도 자녀가 있는 한 자녀들이 1차적 부양의무를 지고 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규정이 까다로워 무료진료를 받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하다. 현행법상 차상위계층만 돼도 의료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우리나라의 절대 빈곤층이 국민의 7~11%인데 무료진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3%에 불과하다"며 "가난하다는 이유로 제때 치료조차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의료이용의 경제적 장벽을 없애야 할 정부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일정 규모 이상 병원에서는 사회복지사나 의료사회복지사를 의무 배치하고, 생활보호대상자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병원을 찾았을 때 사회복지협의회 등을 통해 국가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2011.04.17 <경향신문 류인하·정희완 기자 acha@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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