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5.12.7일자)
<병원 건강검진 믿었다가 ‘어이쿠’>
서울잠실에 사는 박 모씨(48)는 한 유명 종합병원의 건강검진 결과를 그대로 믿었다가 큰 낭패를 봤다. 박씨가 종합건강검진을 위해 이 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해 이맘때. 당시 병원측은 직장, 대장에 대한 내시경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불과 여섯 달 후 박씨는 심한 통증과 출혈에 시달리게 됐다.
<논 평>
2년에 한번씩 날아오는 종합건강검진 통보서를 받아들고 고민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드물 것 같다.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고 또한 가고 싶은 병원을 선택해보면 돌연 검진 항목이 제외되어 있는가 하면 그래서 그냥 때를 놓쳐버리고 마는 경우가 없지 않다. 개인적으로 그저 ‘내가 게을러서’, 혹은 ‘아직 덜 아쉬워서’ 그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보도를 보면서 이것이 단지 ‘내 개인적 경험만은 아니구나’ 하게 되었다.
건강관리보험공단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2003년 건강검진 수검률’은 전체 대상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전체 대상자 중 지역가입자와 피부양자의 수검률은 각기 25.14%와 33.25%로써 그 수준이 직장 가입자(81.96%)나 공무원(71.79%)에 비해 훨씬 낮다.
이 낮은 수검률에 대해서 소비자보호원이 발표한(2005.12.6) ‘건강검진 관련 소비자 불만 유형’의 실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검진비용불만(35.1%), 질병 오진 및 진단지연(19.5%), 검진 시 의료사고(9.3%), 검진결과의 잘못된 통보(5.6%), 검진항목 불만(4.3%), 검진 결과 불신(4.0%), 기타(22.2%).
건강검진은 개인이 특정한 질병의 유무를 사전에 알아내는 것으로 조기 진단 및 조기치료에 그 목적이 있다. 실제 암의 진단에서 여성 자궁경부암 검사(PAP smear)는 정기검사를 통해 지난 40여 년간 경부암 사망률을 75% 낮추는 획기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의료비용의 효과적인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사전 예방의료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정기 건간 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지난 가을 행한 ‘건강보험 포럼’의 ‘효율적인 건강검진 수검관리’를 위한 몇 가지 제언들은 조속히 실행에 옮길만한 것으로 정책적인 보살핌이 뒤따라야 할 것 같다. 첫째, 검진사업이 목표로 하는 대상 질병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둘째, 검진은 몇 살에서 시작하고 몇 년도를 주기로 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검사를 시행할지에 대한 Guideline의 설정을 분명히 해야 한다. 셋째, 검진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하는 한편 검진의 ‘피해’(harm)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끝으로, 양성애자에 대한 추적관리의 적절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원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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